본문 바로가기

Audio life

Audio life #1(in my high school)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최근 구형 cdp 2개(D-777, D-E01)을 구하면서 예전 기억들이 나서..


#1

처음으로 내 자신의 audio 기기를 구입했던 것은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부터였다.

당시 고등학교는 자율학습이 의무였고, 주변 학생들이 walkman을 들고 다니는 것들이 많이 부러웠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인 1993년(맞나?) 당시 cd보다는 tape가 주류였고 학생 신분에 cd보다는 저렴한 tape가

접근성이 좋았다. 그래서 아버지를 졸라서 샀던 첫 walkman



F707라는 모델명으로 출시되었던 제품인데(당시는 모델명에 관심도 없었다.) 상당히 고가의 제품이었다.

녹음 기능과 리모콘과 일체형의 이어폰, 라디오 기능이 포함된 기기였는데

최대 문제는 리모콘 일체형 이어폰이라 내구성이 별로라는 사실이었다.

당시 이어폰에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이어폰 고장나면 기기도 고장난 줄 알았던..
(사실 F707은 3.5파이를 따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변환 잭이 필요했다.)

어쨌든 F707을 가지고 친구들과 여러 tape를 교환하며 들었는데 당시 기억나는 노래는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 머라이어 캐리의 emotion

다른 친구들 기기 중 부러웠던 것은 panasonic의 wireless 제품이었는데(제품명을 지금 찾으려니 어렵다.)

내구성 역시 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sony 제품들은 history가 잘 나와있는데 panasonic 제품들은 검색이 어려운 현실)



#2

고등학교 1~2학년을 지나면서 같은 반에 cdp를 가진 사람은 1~2사람이 있을까 말까 했는데

음질 또한 충격적이었으나 배터리 수명 또한 충격적이었다.

또한 당시 CD-R이라는 개념은 아예 없었고 모두 정품 CD를 돌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CD 한 장의 가격도 부담이었다.

컴퓨터를 좋아했던 본인이 처음으로 CD라는 제품을 컴퓨터에서 사용했던 것이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니(당시 2배속 읽기만 가능, 당시 주변 사람들 중에 최초의 컴퓨터 system) 구운 CD라는 것은 생각조차 힘들었다.

결국 고등학교 내내 tape walkman으로 지내려나 하다가 고등학교 3학년 때 CDP를 처음으로 가지게 된다.

그 전에 또 한 번의 기기 change가 있었으니 sony walkman 15주년 기념으로 나왔던 FX-5라는 기기



당시 나는 가운데의 blue 제품을 구했고, 당시로는 획기적인 거울같으면서 안이 들여다보이는 저 상판과

상당히 훌륭한 음질, 역시나 3.5파이는 안들어갔지만 분리형(MP형) 이어폰, 오래가는 배터리, 찰칵 열리면서

나오는 tape의 뽀대까지 괜찮은 제품이었다.

하지만 막 굴려쓰는 덕에 아직도 집에 보관은 하지만 재생은 현재 안되는...
(지금 구했다면 애지중지 했을텐데)

하지만 공부에 집중 안된다고 자율학습 시간에 선생님들과 여러 가지 異見이 많았었다.



#3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내가 다니던 학교는 도심과 좀 떨어져 있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school bus를 타고 다녔다.)

테이프의 늘어짐과 도난 사고가 많아지면서 (기기 자체의 도난보다 tape의 도난 사고가 더 많았다.)
(빌려주면 늘어뜨리는 tape..)

CDP를 들으며 공부를 하면 더 깔끔할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첫 CDP를 샀다.
(AA건전지를 얼마나 샀는지..)



사진 출처(http://www.seeko.co.kr/zboard4/zboard.php?id=pdsboard_1&no=13600)

음질도 좋고 모양도 이쁜데 문제는 내구성..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play & stop 버튼의 내구성이 꽝이다..

금방 고장나는 걸 떠나서 눌렀을 때 다른 것들이 선택되는 오작동까지..

그리고 ESP의 부재로 움직이면서 듣는 것은 참 힘든 기기였다.

그래도 음질과 도난 걱정 감소라는 이유만으로 선택!



#4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인천의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쓸 데 없는데 관심이 많았다.

공부하기 싫은 여러가지 핑계로(그러니 재수했지..)

국민학교 때 처음 아버지와 같이 간 남대문.

별천지였다. 시계, walkman, 각종 수입 문구류 등

고등학교 때 남대문에 여러 번 갔었고, 그 중에서도 숭례문 수입상가라는 곳을 자주 갔다.

기기 가격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이 많은 관계로 흥정은 기본이고 욕 먹어도 싼 곳을 자주 갔다.

특히 오른쪽 끝에 있는 가게가 당시 인기가 많아서 본인도 여러 기기를 구입했었다.

본인의 audiio life에 큰 전환점이 고등학교 수능(96학년 입시) 이후에 생긴다.

바로 MDR-E888과의 만남



당시 Nude or Fontopia 로 논란이 많았고, MP SP LP형으로 구분되어 팔렸었다.
Nude는 일본 내수품, Fontopia는 수출용.
케이스로 매미집을 주느냐 마냐 등등..

당시 Sony는 자국품 소위 nude라는 제품을 더 신경쓴다는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에

본인은 Nude LP형을 구했다. 당시로서 꽤 거금을 썼었다. 단지 이어폰에...

동생들과 친구들은 미쳤다고 했다... ㅡㅡ;

하지만 처음 만나는 888은 나를 미치도록 흥분하게 만들었다.

'아~ CDP가 원래 이런 소리였구나!!'

부드러움과 섬세함

착용의 편안함

에이징도 전혀 하지 않았던 888은 시간이 갈 수록 만족감을 주었고,

집에 있던 거의 대부분의 CD를 888과 보냈다.

하지만 96학년도 입시에 몽땅 실패하면서

(전기 3개, 후기 1개, 추가 1개)(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
(한양대, 충남대, 우석대, 상지대, 경북대)

나의 음감 생활은 재수 생활과 함께 1년간 단절 상태로 된다.

재수 생활 당시 옆 침대에서 자던 친구가 D-777을 가지고 있었는데 참 부러웠었다.

뽀대나는 모습과 훌륭한 음질, 높은 출력

나중에 꼭 가지겠다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13년 후에 실현되었다. ㅡㅡ;